생일 새댁의 요모조모



음력 생일을 보내는 관계로 1월 19일은 생일이었다.
남편 근무표를 미리 조정하여 18,19일 서로 휴가를 내어서 같이 보내기로 했다.
 
아산 온양온천에 있는 도고파라다이스 성인2인+IF콘도 패키지 상품을 미리 예약하고서
18일 점심 전쯤 진천에서 출발하였다.
한 시정도에 도고파라다이스 도착.
신혼때 샀던 비키니 수영복을 입고서는 사람들의 시선보호(?)를 위하여 얇은 후드티를 걸쳐주었다.
나이를 한살한살 더 먹으니 몸이 점점 못봐주겠다 아흑
 

평일임에도 온천장은 의외로 사람들로 바글바글.
대부분 아가+젊은 부부, 젊은 부부+ 어르신들, 뭐 가끔 보이는 어린 커플들 등
밖에서 일하는 라이프가드 요원은 털귀마개에 노스페이스 두툼한 점퍼에 기모바지까지 완전무장했는데
우리는 수영복 입고 물 속을 헤엄치고 놀고 있으니 참 아이러니하였다.
하긴 노천탕에 몸담그고 있으니 귀와 얼굴은 얼어버릴 정도였지만
몸이 따듯하니 그것도 앉아있을만 하였다.

 
양귀비탕,구기자탕, 인삼탕 등 돌아다니다가 사우나에도 좀 앉아있다가 
의자에서 좀 쉬기도 하다가 맥주도 한 캔씩 사먹기도 하다보니 
시간이 어느 정도 흐르고 숙소로 돌아와서 좀 쉬었다.

 
아나고연탄소금구이로 저녁을 잘못 먹었는지 둘다 머리가 지끈거리구 몸도 안좋고 
특히나 나는 사사로운 일들에 신경을 써서 그런가 계속 배탈이 나서 고생했다.
숙소도 생각보다 별로 안좋았다(그지같았다) ㅋㅋ
가기 전부터 좀 몸이 안좋았는데 기어이는 약사서 먹어야했다.

 
그냥 집으로 오기 아쉬워 오는 길에 청주 아웃백에 들러서 
요즘 다니엘 헤니가 나와서 어쩌고 저쩌고 하는 와인 스테이크를 한번 시켜먹어보았으나,
둘다 절반 정도는 남기고 나왔다.
도대체 아웃뷁에 있는 그 수많은 사람들은 이걸 무슨 맛으로 먹나?? 물어보고 싶을 지경이었다.
돈 생각하면 남기고 나온 그 바베큐립과 호주산 스테이크가 아직도 아른거리지만
둘다 시골입맛이 되어버린 우린 다시는 다니엘의 음흉한 미소에 속지 않으리라 얘기하며
아웃백 맞은 편에 있는 닭갈비집에 미련 어린 시선을 거두며 돌아왔다.
 

집에 오니 아팠던 배가 거짓말처럼 나아지는 듯했다.
남편이 나 데리고 어디 여행도 못다니겠다며 놀려댔다.
짐을 얼른 풀고 잠시 누워자는게 세상 편하였다.
저녁으로 미역국과 김장김치를 잔뜩 꺼내어 밥 한그릇 비웠다.


시어머님은 해마다 챙겨주시는 생일상을 못해줘서 미안하시다며 남편에게 용돈을 주셨고
친정엄마는 집으로 케이크를 보내주셨다 감동 ㅠㅠ

 

 

온천이고 나발이고 아웃벡이고 그냥 집에서 뒹굴뒹굴하며 치킨+맥주나 시켜먹을껄 -_-
괜시리 갑자기 여행은 가서 생고생을 하고 오다니.
투덜투덜 억울해하며 아픈 배를 만지고 있는 내게 남편은,
나 데리고 돌아다니느라 고생하여 눈 밑 다크써클을 잔뜩 만든 얼굴로
이런저런 고민하지말고 세상에서 가장 귀한 금인 <지금>을 우리 충실하게 살자며
늘 바늘구멍처럼 좁고 소심한 나의 식견을 큰 깨달음으로 넓혀주었다.

 

나이는 정말 흐르는대로 먹는 듯하다.
난 여전히 어쩔 땐 다섯 살 먹은 아이같다가도 어쩔 땐 세상 다 산 노인네같다가도
코 앞의 모습도 제대로 보지못하고 허우적대다가도 세상 늘어지게 게으름을 피운다.
마음을 비우자, 하면서도 손 안에 있는 욕심은 꽉 쥐고 있는,

 
그냥 허세 가득한  다짐같은 건 안하려고 한다. 남편 말처럼 지금을 충실하게 살아보려고.


적어도 내가 제일 중요함을 잃지 않도록 하자.
서른 두번째 생일은 그렇게 우왕좌왕 나름의 추억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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