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격 새댁의 요모조모


요며칠 회사에서 회식도 많고 업무도 많고 해서 심신이 피곤한 와중에,
어제는 퇴근 무렵에 덥고 지치고 힘들어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 어찌나 먼지.

비번인 남편은 내 목소리가 안좋은 걸 알고 오자마자 저녁을 차린다고 난리였다.
시댁에 가서 어머님이 주셨다며 직접 기른 상추가 있어서
돼지고기 불고기랑 같이 쌈을 싸서 먹고나니 피곤이 많이 사라진 대신
둘다 넉다운 되어서 초저녁부터 잠이 잠깐 들었다.

나 대신 소주 마시느라 취기 때문인지 남편은 코까지 골며 자고 있고
잠에서 잠깐 깨어 컨디션이 좋아진 나는 설겆이를 끝냈는데
오늘 버려두려고 잔뜩 모아둔 음식물 쓰레기통과 싱크대에 놓아둔 음식물이 없는거다.

저번에 음식물 쓰레기 버린다고 마스크 쓰고 중무장을 하고 갔다온 나를 보더니
(남편은 음식물 쓰레기 냄새가 너무 싫다고 차라리 화장실청소와 일반쓰레기 정리를 하겠다고 했다)
집에 있으면서 치운다고 해놓고 통까지 완전 다 버려놓은 거 아닐까? 해서
자고 있는 남편한테 '자기? 음식물 쓰레기통 못봤어?' 넌지시 물으니까
'흐흥~ 현관 구석에 찾아봐용..' 하면서 다시 잠들었다.

현관에 가보니 왠걸!! 그 냄새나고 지저분한 음식물 쓰레기통을 깨끗히 씻어서
뚜껑, 거름망, 통을 엎어 말려놓은 거다.
(난 그냥 물로 대충 씻어서 다시 덮어놓는데)
완전 감격!!
요즘 집안일을 제때 제때 못해서 자꾸 미루곤 했는데
그렇게 싫어하는 음식물 버리기까지 해놓고 통까지 씻어놓았다니.
오만상을 쓰고 숨을 꾹 참고 그 모든 일을 했을 남편 모습을 떠올려보니 대단하단 생각이 들었다.

요즘 컨디션이 왔다갔다하느라 변덕이 심한 날 위해 여러가지로 신경을 많이 써주는
남편이 그저 고마울 뿐이다.



덧글

  • osolee 2010/07/02 12:45 #

    좋은 남편분이시네요!!!
    그렇게 싫어하는 음식물쓰레기 정리도 해주시고... 이렇게 알콩달콩 사시는거 보니깐
    저도 막 결혼하고 싶어진다는 ㅠ_ㅠ...
  • 2010/07/02 16:03 #

    그러게요 제가 요즘 몸이 제 몸같지 않아 신경이 좀 서있는데,
    그래도 옆에서 챙겨주고 위해주는 남편 덕에 힘낸답니다.
    어떻게 통을 씻었냐니까 숨을 안쉬었답니다 ㅎㅎ
    맨날 똑같은 하루하루지만 이런 재미로 사나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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