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온지 한참 되었는데
작은 방 옷장과 그 근처 공간은
얇은 옷과 긴 옷 두툼하거나 적당히 긴 옷들이 한데 뒤엉켜 옷무덤을 만든지 오래라
어제는 저녁무렵 혼자서 옷정리를 좀 했다.
(신랑과 나는 출근하고 퇴근하기 바쁘니 옷을 보기좋게 정리한다거나
옷걸이에 걸어둔다거나,가 잘 안된다.
그냥 휙 얹어놓는다는 표현이 맞을 듯)
여름옷과 짧은 옷 돌돌 말아 정리하고
집에서 입는 츄리닝옷들과 환절기에 입을 옷들을 정리하는데
이번 참에 입기 그렇거나 질이 안좋은 옷들을 왕창 버렸다.
결혼하기 전에 젊은 시절에 산 옷들은 지금 나이가 되니 입기가 민망스럽고
또 그때보다 살도 좀 붙어서 입어보니 불편하고(!)
조금이라도 입기가 번거롭거나 하는 옷들은 분리수거 대상이 되었다.
봄철에 옷정리할 때는 '그래도 언젠간 입겠지' 했는데
이제보니 '못입겠구나' 싶은 생각이 저절로 들었다.
3단 하얀 쉬폰으로 된 하얀 치마라던가,
결혼할 때 멋부리려고 두어 벌 샀던 파티용 원피스라던가,
입으면 원피스처럼 쫙 퍼지는 노란색 트렌치코트라던가를 열심히 사놓고는
정작 입어보지는 않으면서,
어느덧 나이는 30대 접어드니
면티 하나만 입어도 이뻐보이고 후줄그레한 청바지 입어도 태가 나던 파릇파릇할 때가 있었는데,
이제는 직장생활도 하고하니,
각이 잡혀있고 어느 정도 옷이라고 보관과 착용을 잘해야하는 옷들을 입어야 옷을 잘입었구나,
싶은 생각이 불연듯 들었다.
아침 출근길에 한포대는 됫음직한 옷꾸러미를 끌고가서 분리수거함에 모조리 옷을 넣으면서
앞으로는 집에서 편히 입을 옷 빼고는 패스트패션을 좀 줄여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
그나저나 어제 옷정리를 해서 그나마 발 디딜 곳을 만들어놓은 작은 방은
금새 정리안된 옷들로 또 초토화되겠지 어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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